
부모 생전에는 유류분 반환 청구 불가…사망 후에야 권리 발생
상속 개시 후 청구 기한 주의…2026년 3월부터 금전 반환 원칙
[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아버지가 집을 형에게만 증여했다면 동생도 자기 몫을 요구할 수 있을까. 형제 간 재산을 불공평하게 나눴더라도 아버지가 살아 있다면 법적으로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상속은 부모가 사망한 뒤에야 시작되기 때문이다.
25일 법도종합법률사무소에 따르면 부모가 생전에 특정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했더라도 다른 자녀는 이를 이유로 유류분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유류분은 상속인에게 법적으로 보장되는 최소한의 상속 재산을 뜻한다.
한 예로 아버지가 자신의 집을 장남에게 증여하고 소유권까지 넘겼다고 가정해 보자. 차남이 형에게 집의 일부를 돌려달라고 요구하더라도 아버지가 생존해 있다면 유류분 반환청구권은 인정되지 않는다.
민법 제997조는 상속이 사망으로 시작된다고 규정한다. 부모의 재산은 원칙적으로 부모 소유인 만큼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생전에 지분을 요구할 수는 없다.
엄정숙 법도종합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유류분은 상속이 개시된 뒤 일정한 상속인에게 보장되는 최소한의 몫”이라며 “부모가 살아 계시다면 다른 자녀가 증여받은 사실을 알았더라도 유류분 반환을 바로 청구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모의 의사와 무관하게 증여 서류가 작성되는 등 별도의 무효 사유가 있다면 법적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부모가 사망한 뒤에는 청구 기한을 확인해야 한다. 민법 제1117조에 따르면 상속이 시작된 사실과 반환 대상인 증여 등을 안 때부터 1년, 상속이 시작된 때부터 10년이 지나면 유류분 반환청구권이 소멸한다. 생전에 증여 사실을 알았더라도 부모가 사망하기 전부터 시효가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반환받을 수 있는 금액도 따져봐야 한다. 부모가 남긴 재산과 채무, 생전 증여 내역 등을 종합해 실제 유류분 부족액을 계산해야 한다. 형이 집을 증여받았다고 해서 동생이 무조건 집의 절반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반환 방식도 바뀌었다. 2026년 3월 17일 이후 개시된 상속에는 개정 민법이 적용돼 유류분 부족액을 금전으로 청구하는 것이 원칙이다. 형이 받은 집의 지분을 직접 넘겨받는 방식과는 다르다.
엄 변호사는 “생전 증여가 불공평하게 느껴지더라도 지금 행사할 수 있는 권리와 상속 후 검토할 권리는 다르다”며 “상속 개시 후에는 재산 내역과 부족액, 소멸시효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