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김세빈 공인중개사무소
부동산하루
장기보유 혜택 싹 깎인다 … 강남 1주택 고령자, 팔까? 버틸까?
2026.10.15 잠실 김세빈 공인중개사무소
장기보유 공제 단계적 축소
2029년엔 거주기간만 반영
고가주택은 공제한도 10억
강남권 장기보유자 부담 쑥
매도시점·거주이력 따져야
12일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강남·송파구 아파트 단지 전경. 한주형 기자
지난달 1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2026년 세제개편안이 국회로 넘어갔다. 한 달간의 의견 수렴 과정에서 종합부동산세 일부 항목은 조정됐다.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려던 방안은 현행 12억원 유지로 정리됐고, 세 부담 상한을 200%로 높이려던 계획도 현행 150%로 유지하기로 했다.

물론 종부세 개편의 큰 틀까지 바뀐 것은 아니다.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14억원으로 오르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은 60%에서 70%로 높아지며, 세율도 주택 수가 아닌 주택 가액을 기준으로 매겨진다. 보유세 증가 속도는 다소 완만해지겠지만 초고가 주택일수록 부담이 커지는 방향은 그대로다.
종부세 일부 항목이 조정된 것과 달리 양도소득세는 원안이 그대로 유지됐다. 이번 개편의 방향이 양도세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는 얘기다. 핵심은 장기보유특별공제다. 지금은 1가구 1주택자라면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에 각각 연 4%씩, 10년이면 최대 80%까지 양도차익을 공제받는다. 개편안은 이 제도를 2028년부터 '장기거주소득공제'로 바꾸고 보유 기간 공제를 단계적으로 줄여, 2029년에는 거주기간공제만 남긴다. 보유 기간이 아니라 실제 거주 여부가 공제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 세 부담을 가르는 것은 공제율보다 새로 생기는 공제금액 한도다. 2028년 양도분은 20억원, 2029년 이후 양도분은 10억원까지 공제된다.

서울 주요 단지에 대입해보면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10년 전 20억원에 취득해 줄곧 살아온 압구정 신현대 전용 109㎡를 65억원에 판다고 가정하면, 현행 기준 양도세(지방소득세 별도)는 2억7100만원이지만 개편 이후에는 11억3400만원으로 늘어난다. 29억4000만원이던 공제액이 10억원 한도에 맞춰지기 때문이다.

반면 10년 전 7억원에 취득한 왕십리 센트라스 전용 84㎡를 24억원에 팔 경우 공제액이 6억8000만원으로 한도에 미치지 않는 데다 기본공제 확대 효과까지 더해져, 양도세는 4400만원에서 3500만원으로 오히려 소폭 줄어든다. 두 집 모두 10년간 거주해 공제율 80%를 채웠다는 조건은 같다. 이번 개편의 영향이 집값 자체보다 그동안 쌓인 양도차익의 크기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오랫동안 보유해온 고령의 1주택자가 우선 영향권에 드는 이유다.

시장도 반응하기 시작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아실에 따르면 발표 이후 한 달간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6만409건에서 6만8910건으로 14.1% 늘었고, 강남 3구는 18.4% 증가했다. 다주택자뿐 아니라 한 채를 오래 보유해온 1주택자까지 매도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점이 이전과 다르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권도 마찬가지다. 새올전자민원창구에 따르면 발표 다음 날인 8월 4일부터 9월 21일까지 강남구의 토지거래허가 신청은 23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71건)보다 36% 줄었고, 서초구도 223건에서 184건으로 17% 감소했다.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진 데다 개편안의 국회 심의가 남아 있어 매수자들이 관망하는 모습이다.

반대로 시세 30억원 이하 주택은 이번 개편의 반사효과를 볼 수 있다. 실거주 1주택자라면 기본공제 상향으로 종부세 부담이 오히려 줄고, 10년 이상 거주한 양도가액 30억원 이하 주택은 양도소득 기본공제도 25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늘어난다.

그렇다면 장기 보유 1주택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먼저 따져봐야 할 것은 시점이다. 현행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한도 없이 적용받을 수 있는 것은 2027년 양도분까지다. 매도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내년 말이 사실상의 기준 시점인 셈이다. 2028년부터는 20억원 한도가 적용되기 때문에 공제액이 20억원을 넘는 고가 주택이라면 한 해 차이로 세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거주 기간 이력도 꼼꼼히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 개편안은 취학이나 근무상 형편 등 부득이한 사유로 다른 지역에 거주한 기간을 최장 3년까지 거주 기간으로 인정하고, 관리처분계획인가 당시 1년 이상 거주하고 있던 재건축 주택은 공사 기간의 절반을 거주 기간으로 본다. 공동명의나 분할양도의 경우에도 한도는 지분과 양도 비율에 따라 나뉘어 적용된다는 점을 함께 확인해둬야 한다.

다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 아직 정부안 단계이고, 종부세 일부 항목이 조정된 것처럼 국회 심의 과정에서 세부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셈법을 바꾸는 일이다. 절세의 기준이 보유 기간에서 거주 기간으로 옮겨가는 만큼, 막연히 기다리기보다 내 집의 양도차익이 어느 구간에 있는지부터 계산해보는 것이 먼저다.



[장소희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