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컨테이너를 빌려 가게를 운영하더라도 땅에 고정된 건물이 아니라면 세입자가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실제로 장사하는 공간인지보다 법적으로 건물에 해당하는지가 중요하다는 취지다.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13일 컨테이너 임대차를 둘러싼 소송에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냈다.
사건은 한 자영업자가 화물용 컨테이너를 빌려 캐릭터 상품 등을 판매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컨테이너는 가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안팎을 꾸민 상태였다. 자영업자는 이곳을 사업장으로 등록하고 영업했다.
이후 임대차 계약이 끝나면서 컨테이너를 돌려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쟁점은 컨테이너에서 장사하는 세입자도 일반 상가 세입자처럼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였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가게를 빌려 장사하는 세입자를 보호하는 법이다.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계약 연장을 요구할 수 있고, 임대료 인상 제한이나 권리금 회수와 관련해서도 보호받을 수 있다.
앞서 하급심은 컨테이너라도 실제 가게로 사용했다면 상가임대차법이 적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가게로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대법원은 상가임대차법이 적용되려면 해당 시설이 법적으로 독립된 건물에 해당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건물로 인정받으려면 땅에 고정돼 있고 기둥과 지붕, 벽 등 기본적인 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땅에서 쉽게 떼어 옮길 수 있는 컨테이너라면 건물이 아닌 물건으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상가임대차법의 보호를 받기 어렵다.
대법원은 해당 컨테이너가 실제로 땅에 고정된 건물인지 충분히 따져보지 않았다며 사건을 돌려보냈다. 이번 사건의 최종 결론은 다시 열리는 재판에서 결정된다.
컨테이너가 건물로 인정되지 않으면 세입자는 일반 상가와 달리 계약 연장을 요구하거나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호받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임대료 인상 제한 규정도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배준현 밸류업이노베이션 대표는 “컨테이너 카페나 임시 매장도 법적으로는 상가가 아닐 수 있다”며 “계약 전에 땅에 고정된 건물인지 확인하고, 건물이 아니라면 계약 연장과 보증금 반환, 철거 비용, 인테리어 비용 정산 조건 등을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적어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