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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시원한 사이다"라던 진보경제학자… "부동산, 백약이 무효"
2026.10.07 잠실 김세빈 공인중개사무소

2월 주택 정책 호평, 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

8개월 만에 "불행하게도…" 비관적 전망 내놔"진보-보수 정권 반복되며 '투기 억제' 무력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진보 성향 원로 경제학자인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가 이재명 정부의 주택시장 정책에 대해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는 부정적 관측을 내놨다. '부동산 투기 세력과의 전면전'이라는 이재명 정부 정책 방향을 지지해 왔던 기존의 긍정적 전망을 사실상 철회한, "부동산 시장은 이제 '백약이 무효'인 상태에 도달했다"는 비관적 진단이었다. 다만 그 원인은 잦은 정권 교체로 인해 부동산 정책 효과가 발휘되기 힘들어진 '신뢰의 실종'에 있다고 짚었다. 현 정부가 우왕좌왕하지 말고,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을 굳게 밀고 나가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2월 "사이다처럼 시원"→10월 "좌절감 느껴"



이 명예교수는 5일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이재명 정부는 출범 초부터 '이번에야말로 투기 세력과의 싸움에서 이겨 주택 가격 안정을 이루겠다'고 공언해 왔다"며 "큰 기대를 걸고 과연 어떤 변화가 생길지 지켜보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정부의 정책은) 문제의 해결에 이르기에는 한참 모자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가 2015년 3월 19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캠퍼스 연구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 같은 발언은 8개월 전과는 분명히 달라진 것이다. 앞서 이 명예교수는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본격화 시점인 올해 2월, "일전을 불사할 결의로 부동산 기득권층과 맞서고 있는 이 대통령에게서 사이다 같은 시원함을 느낀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이번이 우리 사회의 숙원인 주택 가격 안정을 성취할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른다"고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러나 이번 글에선 "불행하게도 우리 주택시장은 이제 백약이 무효인 상태에 빠져 버렸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명예교수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제는 나 자신도 무엇이 적절한 해결책이라는 것조차 알지 못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며 "이런 좌절감이 내가 그동안 주택 정책에 대해 긴 침묵을 지켜온 결정적 이유였다"고 썼다. 그는 "이재명 정부가 어떤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다면 그것은 기적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李, 실패해도 '투기 억제' 밀고 나가야"

5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다만 '집값 안정'이 힘들어진 게 이재명 정부의 정책 방향이 틀린 탓은 아니라고 봤다. 진보 정부 이후에 보수 정부가 집권하면, 이내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도 무력화됐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명예교수는 "그동안 보수·진보 정부 사이를 오가면서 정부가 오락가락하는 정책을 채택해 왔기 때문에 어떤 정책이 나오든 국민은 이를 신뢰하지 않는 풍토가 자리 잡은 것이 결정적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에 실패하더라도 '투기 억제' 정책은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명예교수는 "기득권층의 반발에 밀려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지 말고, 진지하고 일관성 있는 자세로 투기 억제 정책을 밀고 나가라고 (정부에) 충고해 주고 싶다"며 "설사 그 정책이 실제로 효과를 내는 데 실패하더라도 국민이 정부의 진정성을 인정해 준다면 최소한의 성공을 거둔 셈"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