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전수조사 시작, 수도권 농지와 인구소멸지역 농지를 똑같이 봐서는 안 되는 이유
2026.09.19
잠실 김세빈 공인중개사무소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싸고
농지를 보유하고 있는 분들은
물론이고 이와 관계된 자녀들까지도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정부가 이번 조사를 시행하는
본래 취지는 경자유전 원칙에 따라
실제로 농사를 짓는 사람만이 농지를
소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시골 현장을 들여다보면
초고령의 어르신들이 여전히 많은
농지를 보유하고 계시면서도
직접 농사를 짓지 못해 대리경작을
맡기는 경우가 상당히 흔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도시로 나가 있는 자녀들 역시
형편상 직접 내려가 농사를 이어받기
어려운 상황이라 결국 인구 소멸지역으로
분류되는 농지를 처분하려고 내놓아도
좀처럼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정부가 농사를 짓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니
현장에서는 당연히 저항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반면 대도시 주변에 위치한
농지는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자녀들 입장에서는 언젠가 개발계획이
수립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고 처분하지 않고
그대로 보유하는 경우가 많아
이런 지역의 농지는 그나마
거래와 관리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는 편입니다.
그러나 읍면 단위 이하의 외곽 농지는
사정이 전혀 다릅니다.
매매 자체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개발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자녀 세대조차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냉정한 현실입니다.
이런 흐름을 살펴보면 정부가
경자유전 원칙을 진지하게
실현할려고 한면 오히려 대도시
인근 농지와 수도권 농지에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지역의 농지는 실수요보다는
투기적 수요를 자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선적인 규제 대상으로
삼아야 마땅합니다.
즉 농사를 짓지 않는 상태로
방치되는 대도시 주변과 수도권
인근 농지에 대해서는 단순히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수준을 넘어서
강제 매각과 같은 보다 실효성 있는
제도를 적용하는 편이 원칙에
더 부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외곽 농촌 지역의 고령 농지 소유자들에게
일률적으로 강한 제재를 가하는
방식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접근일 수 있습니다.
이미 대리경작조차 힘겹게
이어가고 있고 매각도 어려운
상황에서 추가적인 부담까지
지우게 되면 농촌 고령가구의 경제적
어려움만 가중시킬 우려가 큽니다.
따라서 정부는 지역별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여 농지 정책을
차등적으로 설계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대도시 주변이나 수도권 농지는
개발 기대에 따른 투기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큰 만큼 실제 농업 이용
여부를 더욱 엄격하게 확인하고,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 장기간
보유하는 경우에는 처분을 유도하는
제도를 강화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 인구 소멸지역의 농지는
농사를 지을 사람이 없다는 현실을
먼저 인정하고 농지은행이나
임대차 제도 등을 활용해 실제
농업인에게 연결할 수 있는 방안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농지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같은 사람으로 취급해서는
현장의 반발을 줄이기 어렵습니다.
정부가 이번 전수조사를 통해
전국 농지의 실태를 파악하는 만큼,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투기성 농지와
농촌 현실 때문에 발생한 농지 문제를
구분하는 세밀한 제도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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